첫째는 어릴 때부터 사랑의 표현이 남달랐던 아이다.
아이가 사랑을 가득 품으면 이렇게 차고 넘쳐나 새어감이 감출 수 없게 되는 건가? 싶을 만큼 말이다.
그래서 말의 표현들도 시적이고 낭만적인 표현들이 많았다.
내 지인은 첫째의 어록을 만들어 기록해주면 좋을 것 같다.라고 말할 정도였다.
그중 아이가 5-6살 쯤 했던 이야기인데 난 그날이 며칠 전처럼 또렷이 기억난다.
"사랑이 뭐라고 생각해?"라는 나의 질문에
너무나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내 눈을 응시하며 "엄마의 눈 속에 내가 있는 게 사랑이지."라고 대답하던 아이.
그 대답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한 너의 말, 몸짓, 어투, 행동에 잠시 시간이 멈추어가는 듯했었다.
그 아이가 어느덧 초등학생 고학년이 되었다.
이상기후로 바다에서 수증기가 과입되어 며칠 전 내린 폭설답게 날이 계속 추웠는데
오늘은 눈 대신 비가 내렸다. 그럼에도 너무 추워 나가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첫째는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연신 비가 오나 안 오나를 살폈다.
그러더니 잠시 밖에 나갔다 오겠다며 뛰어 나가 한참 후 돌아와 현관에서 맞이하는 동생에게
씩 웃어 보이며 자신의 패딩 속에서 붕어빵 봉지를 꺼내 보인다.
자신의 한달 용돈에 절반이나 되는 금액을 가족들에게 붕어빵을 맛 보여주려고 사 온 것도 모자라
식거나 젖을까봐 품에 품고 돌아온 것이다.
붕어빵을 펼치고 둘러앉아 듣는 너의 로맨스란
붕어빵 바삭하게 굽는 처음 집은 갔더니 문이 닫혀있었다. 그래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뛰어가 사온 붕어빵.
그냥 나에게 들려주는 너의 로맨스는 말 보다는 행동이라는 사랑,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준다.
나도 너를 그렇게 사랑할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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